우리의 식탁은 전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식품들로 채워집니다. 아침에 마시는 커피는 브라질에서, 점심에 먹는 소고기는 호주에서, 저녁에 먹는 아보카도는 멕시코에서 온 것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식품이 생산지에서 소비자의 식탁까지 이동하는 거리를 푸드 마일리지라고 합니다. 지난주에 이마트에서 칠레산 포도와 국내산 사과를 두고 고민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당시에는 푸드 마일리지는 생각하지 못하고 단순히 가격과 맛있을지만 비교했습니다. 본 글에서는 푸드 마일리지의 환경적 영향과 지역농산물과 제철 식품의 이점, 식습관 개선, 사회적 노력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1. 푸드 마일리지의 개념과 환경적 영향
푸드 마일리지는 식품이 생산된 곳에서 소비자에게 도달하기까지 이동한 거리와 무게를 곱한 값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1kg의 식품이 1,000km를 이동했다면 푸드 마일리지는 1,000km-kg입니다. 1994년 영국의 환경운동가 팀 랭이 처음 제안한 이 개념은 식품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부담을 수치화했습니다. 대학원에서 환경 정책을 공부하면서 이 개념을 처음 접했을 때는 식품 선택이 환경에 이토록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간 푸드 마일리지는 세계 주요국 중 상위권에 속합니다. 이것은 우리가 소비하는 많은 식품이 원거리 국가에서 수입되기 때문입니다. 푸드 마일리지가 높으면 운송 과정에서 화석 연료를 많이 쓰게 되고 이산화탄소와 같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어납니다. 그리고 장시간 운송되는 식품은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방부제나 보존제가 첨가되는 경우가 많아서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푸드 마일리지가 낮은 식품은 영양소 손실이 적고 신선도가 높습니다. 시골에서 농사를 지으시는 어머니께서 직접 기르신 채소를 맛봤을 때의 싱싱함과 아삭함은 마트 제품과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이처럼 푸드 마일리지를 줄이는 것은 환경 보호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영양과 미각을 위해서도 중요합니다.
2. 지역 농산물과 제철 식품의 이점
푸드 마일리지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소비하는 것입니다. 로컬 푸드는 생산지와 소비지 간의 거리가 짧아서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현저히 적습니다. 최근 각 지역별로 로컬 푸드 직매장이 증가하고 있어서 소비자들이 지역 농산물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집 근처에 새로 생긴 로컬 푸드 매장에서 농부님들과 직접 대화하고 식품의 생산 과정을 이해하는 경험은 식품과 생산자 간에 이어진 끈을 느끼게 해 주었습니다. 제철 식품 선택도 푸드 마일리지 감소에 중요합니다. 제철이 아닌 식품은 대개 원거리에서 수입되거나 에너지 집약적인 시설에서 재배됩니다. 하지만 제철 식품은 계절의 흐름에 맞게 생산되기 때문에 환경적인 부담이 적고 영양가도 높습니다. 한겨울에 태국산 망고를 구매했다가 맛없어 실망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제철 과일이 아니면 맛과 가격이 모두 만족스럽지 않다는 걸 그때 깨달았습니다. 우리나라의 뚜렷한 사계절을 활용해서 봄에는 냉이와 두릅, 여름에는 수박과 토마토, 가을에는 사과와 배, 겨울에는 귤과 무 등 제철 식품을 즐기는 것이 현명합니다. 제철 식품은 대개 생산량이 많아서 가격도 저렴한 경우가 많습니다. 지역 농산물 소비는 환경적으로 좋은 점이 있는 것 외에도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합니다. 농부와 소비자 간의 직거래는 중간 유통 단계를 줄여서 농가 소득이 올라가는 걸 돕고 소비자는 더 신선한 식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서 상호 이익이 됩니다.
3. 가정에서의 실천 방법과 식습관 개선
푸드 마일리지를 줄이기 위한 가정에서의 실천은 식품 구매 계획부터 시작됩니다. 충동적이거나 과도한 구매는 음식물 쓰레기 증가로 이어져서 환경 부담을 가중시킵니다. 자취했을 때 먹을 사람도 없는데 야채를 너무 많은 구입 해서 일부를 버리게 된 후 저는 일주일 식단을 미리 계획하고 필요한 양만 구매하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가정에서의 텃밭 가꾸기는 푸드 마일리지를 0으로 만드는 방법입니다. 아파트 베란다나 옥상, 작은 화분에서도 상추, 고추, 허브 등 다양한 채소를 기를 수 있습니다. 몇 년 전부터 베란다에서 상추를 키워왔는데 직접 기른 채소의 신선한 맛과 수확의 즐거움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식습관 측면에서는 육류 소비를 줄이고 식물성 식품 위주의 식단으로 전환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육류 생산은 채소 재배보다 훨씬 많은 자원과 에너지를 필요로 하고 온실가스 배출량도 높습니다. 고기 없는 수요일을 계획하고 실천하면서 주 1회 채식하는 걸 시작했는데 처음에는 불편했지만 이제는 몸이 가벼워지는 느낌으로 기분 좋은 습관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식품 포장재를 최소화하고 다회용기를 활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폐현수막으로 만든 장바구니와 다회용 백을 지참하여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을 줄입니다. 이런 작은 실천들이 모여서 푸드 마일리지와 관련된 환경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식품 라벨을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원산지와 인증 마크를 확인하면 식품의 이동 거리뿐만이 아니라 생산 방식의 친환경성도 판단할 수 있습니다. 유기농 인증이나 공정무역 마크가 있는 제품은 환경과 사회적 책임을 모두 고려한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4. 지속 가능한 식품 시스템을 위한 혁신과 사회적 노력
푸드 마일리지 감소는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서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도시 농업의 활성화는 식품 생산과 소비 사이의 거리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안입니다. 도시 내 유휴 공간을 활용한 공동 텃밭, 옥상 정원, 수직 농장 등은 도시민들에게 신선한 농산물을 제공하면서 운송 거리를 최소화해 줍니다. 지난가을에 열린 도시 농업 축제에서 다양한 연령층이 함께 농사 경험을 나누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식품 유통 시스템의 혁신도 중요합니다. 일부 기업들은 이미 전기 화물차나 철도 운송 등 탄소 발자국이 적은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스마트 농업 기술을 활용해서 농산물의 생산성을 높이고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을 줄이는 노력도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술적 혁신은 식품의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적인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식품 폐기물 관리 시스템 개선도 푸드 마일리지 문제와 밀접하게 연관됩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연간 식품 폐기물은 약 500만 톤으로 이것을 생산하고 처리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환경적인 비용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최근 들어 식품 폐기물을 퇴비화하거나 바이오가스로 전환하는 등 자원순환형 처리 방식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교육과 인식 확산도 중요한 요소입니다. 학교에서부터 식품의 생산, 유통, 소비 과정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배우고 지속 가능한 식생활에 대한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초등학교 교사인 친구가 아이들과 우리 동네 식품 지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아이들이 직접 지역 농산물 생산지와 판매처를 조사하면서 푸드 마일리지의 개념을 자연스럽게 배웠다고 합니다.
결론
푸드 마일리지를 줄이는 먹거리 선택은 우리의 건강과 환경을 살리고 지역 경제를 모두 아우르는 현명한 실천방식입니다. 지역에서 생산된 제철 식품을 선택하고 가정에서의 식습관을 개선하고 사회적인 차원에서 지속 가능한 식품 시스템 구축을 위해 노력함으로써 우리는 더 건강한 지구를 위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습니다. 지난해 폭염과 집중호우로 인한 농작물 피해 소식을 접하면서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실감했습니다. 이제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일상의 작은 선택들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어낼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