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마트에서 계절과 상관없이 다양한 채소와 과일을 살 수 있습니다. 겨울에도 딸기와 토마토가 있고 여름에도 배추가 있습니다. 저는 어느 날 푸드 마일리지라는 개념을 처음 접했을 때 꽤 충격을 받았습니다. 먹는 즐거움 뒤에 숨겨진 탄소 배출과 자원 낭비에 대해 알게 되자 식탁 위의 채소들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때부터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이 바로 도시농업입니다. 도시 한가운데서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작물을 키우는 도시농업은 단순한 취미 활동이 아니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작고 의미 있는 활동이 됩니다. 이 글에서는 푸드 마일리지, 도시농업이 만들어낸 변화, 지속가능한 식생활에 대해서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1. 푸드 마일리지의 숨겨진 진실
푸드 마일리지는 식품이 생산지에서 소비자의 식탁까지 도달하는 거리와 그에 따른 에너지 소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수치화한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뉴질랜드에서 재배된 키위가 한국까지 오는 데는 수천 킬로미터를 이동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연료가 소모됩니다. 그리고 한동안 인기가 많았던 아보카도도 멕시코에서 출발해서 한국의 소비자에게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탄소배출과 물 소비, 삼림파괴 등이 있었는지 모릅니다. 저는 어느 날 마트에서 구입한 포장 샐러드 채소 뒷면을 보다가 원산지가 세 군데나 적혀 있는 걸 보고 멍해졌던 기억이 있습니다. 비행기와 배, 트럭으로 이동하며 우리는 상상하지 못한 에너지를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멀리서 온 식재료는 우리의 건강뿐만이 아니라 지구의 건강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식탁은 곧 환경이라는 말을 실감하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2. 도시농업이 만들어내는 변화
도시농업은 생각보다 우리 가까이에 있습니다. 아파트 옥상이나 동네 커뮤니티센터, 베란다 한편에서 채소를 키울 수 있습니다. 저도 작년에 작은 상자텃밭을 베란다에 만들어 상추와 깻잎을 키워봤는데 처음에는 몇 번 실패도 있었지만 어느샌가 쑥쑥 자라는 모습에 기분이 매우 좋아졌고 수확의 기쁨도 컸습니다. 직접 키운 채소는 푸드 마일리지가 거의 제로에 가깝고 포장이나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부담도 없습니다. 무엇보다 자연과 가까워지는 경험 자체가 매우 특별했습니다. 흙냄새를 맡고 새싹이 돋아나는 걸 보면서 이 작은 공간이 나만의 작은 농장이자 정서적으로 치유해 주는 공간처럼 느껴졌습니다. 도시농업은 단순히 먹거리를 얻는 것을 넘어서 환경을 배려하고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 느끼게 해주는 과정이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텃밭일 수 있지만 그 속에서 저는 환경을 위한 책임감을 배웠습니다.
3. 지속가능한 식생활을 위한 첫걸음
도시농업과 푸드 마일리지는 결국 우리의 식생활 습관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멀리서 온 식재료보다는 지역 농산물을 주로 사용한 음식을 하고 대형마트보다는 가까운 직거래 장터를 이용하는 것, 그리고 가능하다면 내가 직접 키운 채소를 식탁에 올리는 것 등의 이런 작은 변화들이 모이면 놀라운 효과를 만들어냅니다. 제가 참여했던 도시농업 커뮤니티에서는 수확한 채소를 이웃과 서로 나누기도 하고 푸드 마일리지를 줄이기 위한 방법을 공유하며 서로의 실천을 응원했습니다. 혼자서 시작하면 작고 막연하게 느껴지고 느리지만 함께하면 그 변화는 생각보다 크고 깊고 오래갑니다. 매번 완벽할 수는 없지만 식탁 위의 선택이 환경과 미래를 바꾼다고 생각하면 더 신중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하는 작은 선택들이 결국 지구의 지속가능성을 지켜주는 밑거름이 된다는 사실은 여전히 저에게 큰 동기부여가 됩니다.
결론
도시농업과 푸드 마일리지는 결국 우리 모두가 실천할 수 있는 작지만 의미 있는 환경 운동입니다. 가까운 곳에서 채소를 키우고 지역 먹거리를 소비하는 것만으로도 탄소 배출을 줄이고 자원을 아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자연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고 생명의 소중함을 다시 느끼게 됩니다. 저는 지금도 작은 텃밭을 키우고 돌보며 내 식탁과 지구를 위한 노력이 결코 헛되지 않았다고 믿습니다. 도시 속에서 식물을 직접 키우고 식재료의 이동과정을 줄이는 이 작은 실천들이 쌓일수록 우리의 미래는 더 건강하고 아름다워질 것입니다. 이제 우리도 환경을 위해 한걸음 나아갈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