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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업을 위한 적절한 토양선택법

by bangbangpongpong 2025. 4. 24.

콘크리트 건물 속에서 자신만의 작은 농장을 만들어가는 일은 취미생활을 넘어 지속 가능한 삶의 방식이 되었습니다. 저도 작은 베란다에서 시작한 화분 키우기가 이제는 베란다뿐만이 아니라 옥상으로 확장되었습니다. 도시농업을 시작하는 많은 분들이 소홀히 하기 쉽지만 중요한 부분이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씨앗과 정성을 들여도 토양이 맞지 않으면 식물은 제대로 자라지 못합니다. 제가 처음 상추를 키웠을 때 화훼 전용 흙을 사용했다가 뿌리가 썩어서 실패한 슬픈 경험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도시농업에 적합한 토양, 작물별 토양, 도시에 적합한 토양, 지속가능한 도시농업을 위한 토양으로 구분해서 도시농업을 위한 토양 선택의 중요성과 함께 적합한 토양을 선택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도시농업을 위한 적절한 토양선택법
도시농업을 위한 적절한 토양선택법

1. 도시농업에 적합한 토양의 기본 특성

도시농업에 사용되는 토양은 일반 농업용 토양과는 다른 특성을 가져야 합니다. 무엇보다 가볍고 바람이 잘 통해야 아파트 베란다나 옥상과 같은 제한된 공간에서 화분을 쉽게 다룰 수 있습니다. 저는 초기에 일반 밭에서 사용하는 흙을 사용했다가 너무 무거워서 베란다 화분을 혼자 들기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후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코코피트와 펄라이트를 혼합한 배양토로 바꾸었는데 이것 때문인지 작물의 성장속도와 상태가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도시농업용 토양은 물 빠짐도 중요합니다. 화분은 자연 상태와 달리 물이 고일 위험이 높기 때문입니다. 배수가 잘 되지 않으면 뿌리가 썩어서 식물이 죽게 됩니다. 제가 처음에 키우던 상추가 갑자기 시들해져서 살펴보니 화분 바닥에 물이 고여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토양에 펄라이트나 모래를 더 많이 섞어서 물 빠짐이 원활하게 배합했습니다. 또한 도시 토양은 영양분이 풍부해야 합니다. 제한된 공간에서 식물이 필요한 영양소를 충분히 얻을 수 있도록 유기물이 풍부한 토양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가 음식물쓰레기와 낙엽으로 직접 만든 퇴비를 섞어서 사용하기 시작했을 때 상추의 색이 더 짙어지고 생장 속도도 빨라졌습니다. 도시농업에서는 토양의 pH 수준도 중요한데 대부분의 채소는 약산성에서 중성(pH 6.0-7.0) 사이의 토양에서 잘 자랍니다. 귀찮더라도 토양 산도 측정기를 구입하여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2. 작물별 맞춤 토양 선택 방법

모든 작물에게 같은 토양이 적합한 것은 아닙니다. 작물의 특성에 맞는 토양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잎채소류는 질소 함량이 높은 토양에서 잘 자랍니다. 상추, 시금치, 케일과 같은 채소를 기르실 때는 퇴비나 유기질 비료를 충분히 섞은 토양을 사용하시는 게 좋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실패와 성공 모두를 경험한 것도 상추였는데 유기질 비료를 섞은 토양을 사용한 덕분이었습니다. 반면 뿌리채소는 다소 사질의 토양이 좋습니다. 당근, 무, 감자 등은 단단한 토양에서는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모양이 기형적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제가 베란다에서 당근을 키웠을 때, 모래를 충분히 섞지 않아서 당근이 갈라지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그 후로는 뿌리채소를 심을 때마다 모래를 30% 정도 섞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과채류인 토마토, 고추, 가지 등은 깊이가 있고 영양분이 풍부하면서도 배수가 잘 되는 토양이 필요합니다. 이런 채소들은 성장 기간이 길고 많은 영양분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과채류를 위해 퇴비, 코코피트, 펄라이트를 2:1:1 비율로 섞은 토양을 사용하는데 이 비율이 제 베란다 환경에서는 가장 효과적이었습니다. 허브류는 대체로 척박한 환경에도 강한 편입니다. 로즈메리 같은 지중해성 허브는 약간 마른 모래질 토양에서 잘 자랍니다. 스파게티를 해 먹을 때 같이 곁들일 허브를 직접 기르고 싶어서 허브 가드닝을 처음 시도했을 때에는 모든 허브에 같은 토양을 사용했다가 몇몇 종류는 금세 시들어버리는 실패를 겪었습니다. 허브의 원산지와 성장 환경을 고려한 토양 선택이 중요함을 깨달았습니다.

3. 도시 환경에 적합한 토양 개량 방법

도시에서 구할 수 있는 상업용 배양토만으로는 부족할 때가 많습니다. 이럴 때는 직접 토양을 개량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토양 개량의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퇴비를 추가하는 것입니다. 주방에서 나오는 채소 쓰레기, 커피 찌꺼기, 달걀 껍데기, 낙엽 등을 모아서 직접 퇴비를 만들면 무척 경제적입니다. 제가 작은 퇴비통을 마련해서 음식물 쓰레기를 활용하기 시작했을 때 처음엔 냄새도 심하고 흙을 뒤집는 게 힘들어서 괜히 시작했다는 후회도 했습니다. 하지만 만들고 나니 가계 지출도 줄고 환경에도 도움이 된다는 보람을 느꼈습니다. 토양의 산도 조절도 중요합니다. 산성화 된 토양은 석회를 추가하여 중화할 수 있고 알칼리성 토양은 황이나 이탄이끼를 추가하여 산도를 낮출 수 있습니다. 제 옥상 텃밭의 토양이 너무 산성이 돼서 걱정스러운 마음에 패각 가루를 섞어 중화시켰더니 토마토의 생산량이 확연히 증가했습니다. 도시 환경에서는 제한된 공간 때문에 화분 같은 용기를 이용한 재배가 많은데 이럴 경우에 토양의 압축 문제가 자주 발생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토양이 단단해짐에 따라 뿌리의 호흡이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저는 매년 봄에 화분의 위쪽에 위치한 토양을 5cm 정도 덜어내고 새 토양으로 덮어줍니다. 또한 정기적으로 토양을 부드럽게 섞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다년생 식물의 경우에는 2~3년마다 완전히 새로운 토양으로 교체해 주면 생육 상태가 훨씬 좋아집니다. 토양에 유용한 미생물을 추가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EM(유용 미생물) 용액을 정기적으로 토양에 뿌리면 토양의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간혹 구청 환경과에 요청하면 EM용액을 주기도 합니다. 제가 EM 용액을 직접 배양해서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로 작물들이 병에 걸리지 않고 해충에도 잘 견뎌서 전반적으로 튼튼하게 자라났습니다. 도시 환경에서는 자연 생태계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이러한 미생물 보충이 특히 중요합니다.

4. 지속 가능한 도시농업을 위한 토양 관리

도시농업에서 토양은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대상입니다. 토양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은 장기적인 성공을 위한 필수 요소입니다. 무엇보다 토양 테스트를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문적인 토양 검사 키트를 활용하면 pH, 질소, 인, 칼륨 등의 수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토양 상태를 확인하는데 산성화 됐다면 중성화시켜 주는 등의 작업을 통해 작물이 최적의 상태로 성장할 수 있게 조절합니다. 윤작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도 토양 건강을 유지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같은 자리에 계속해서 같은 종류의 작물을 심으면 토양의 특정 영양소만 소모되고 병해충이 축적될 수 있습니다. 저는 작은 공간이지만 상추를 심었던 화분에는 다음 시즌에는 허브를 키우고 그다음에는 뿌리채소를 심는 식으로 돌려가면서 재배합니다. 이런 간단한 방법으로도 토양의 건강을 크게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도시농업에서 특히 유용한 토양 관리 방법은 멀칭입니다. 짚, 나뭇잎 등으로 토양 표면을 덮어두면 수분 증발을 막아주고 잡초가 나는 걸 억제할 수 있습니다. 제가 옥상 텃밭에 멀칭을 적용한 후로는 물 주는 횟수가 절반으로 줄었고 한여름에도 토양이 쉽게 건조해지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화학 비료와 농약의 사용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화학비료는 단기적으로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토양 미생물을 죽이고 토양의 건강을 해칩니다. 저는 초기에 빠르고 확실한 결과를 위해 화학 비료를 사용했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토양이 점점 더 많은 비료를 필요로 하는 악순환을 경험했습니다. 이후 유기농 방식으로 전환하여 천연 비료와 생물학적 방제를 활용하고 있는데 처음에는 생산량이 줄어서 고생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더 건강하고 맛있는 작물을 수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결론

도시농업에서 적절한 토양 선택과 관리는 성공적인 경작의 밑그림입니다. 좋은 토양은 단순히 구입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작물의 특성을 이해하고 도시 환경에 맞게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개선해 나가는 과정입니다. 도시농부로서 5년 차인 저에게도 토양은 여전히 어렵고 배워야 하는 대상입니다. 매 시즌 새로운 시도와 실패, 성공을 통해 더 나은 방법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도시농업은 먹거리 생산을 넘어 도시 생활 속에서 자연과 교감하고 환경을 생각하는 삶의 방식입니다. 작은 베란다나 옥상에서 시작하는 여러분의 도시농업이 풍성한 결실을 맺기를 바랍니다. 적절한 토양 선택과 지속적인 관리가 그 성공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